산행일시 : 2006. 11/25 ~ 26일
산행지 : 대간17차 벌재-황장산-차갓재-대미산-포암산-하늘재
산행거리 : 27.1km
산행시간 : 후미기준 12시간50분(4시10분출발, 17:00도착)
이번 구간은 지난번 구간(26.24km, 62개 봉우리)보다 1km정도 긴 27.1km이다.
더블클릭님 정보에 의하면 이번은 봉우리수가 42개이지만 고도차이가 심하다는 것을 사전에
알았다. 힘든 산행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각오를 새롭게 해본다.
산행후 모든 대원들이 이번구간이 지금까지 산행한 구간중에 다들 힘들었다 말들을 했다.
나만 힘들었는 줄 알았는데.... 잠시 위안이 된다.
이번 구간은 후미대장이신 운해님께서 다리에 무리가 있어 산헤을 포기하시고 작은차갓재에서
하산을 하는 일이있어 안타갑기만 했다. 지금까지 든든한 후미대원들의 버팀목이었는데...
이자리를 하루속히 쾌차하시길 바라겠읍니다.
자 그럼, 대간산행에 참석/미참석하신들, 사진으로나마 대간길을 같이 걸어가보도록 하겠읍니다.
같이 산행하신 팀원들께서는 기억이 새로울 것이라 봅니다.
어김없이 산사나이님의 글로리아아파트 11시출발 메세지가 뜬다.
이미 대간산행 준비를 마무리한상태로 잠은 안오고 11시까지 TV시청을 하며 시간을 때운다.
11/25일 10시 45분 산사나이님이 기다리고 있는 아파트를 향해 나섰다.
매번 특파원까지 차를 태워주는 산사나이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먼저 기다리고 한계령님과 만나 출발, 중간에 코브라 형님으 태우고 우리의 출발지인
특파원 매장에 도착(무아형님은 회의때문에 불참)하여 반가운 님들과 인사를 건네고
변함없이 커피한잔을 마셔본다.
12:00 우리 대간팀원들의 애마 특파원버스는 출발한다.
신복로터리에서 나머지 대원들을 태우고 대간 17차 산행을 출발한다.
보통 경산 휴게소에서 잠시 볼일을 보고했는 데 이번은 언양휴게소에서 잠시 쉰다는
임대장님의 멘트가 있다. 도착시까지 편안히 한숨 잘수 있도록 배려인것 같다. 감사드린다.
11/26일 새벽 3시 40분에 우리의 애마는 앞구간 날머리인 벌재에 도착했다.
임대장님께서 너무 빠르니 4시까지 취침하라는 배려가 있었다.
다들 잠이 오겠는가... 이미 도착했는데...
잠시 볼일을 보러 나온사이 미리 벌재 표지판을 한 컷 직어둔다.
(이후 사진에 나와있는 시간은 15분 정도 차이가 있다. 황장산 도착후 정상시간으로 셋팅함)
칠흙같은 새벽 어둠속을 뚫고 벌재에서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 첫번째 헬기장을 지나고 한 봉우리에
도착했는데 산악회 시그널이 많이 부착되어 있는 걸로 보아 928봉인 것 같다.
후미가 올때까지 잠시 휴식을 취한다.
폐백이재를 통과. 갈길이 멀다 잠시 휴식후 출발한다.
안내지도에 의하면 황장재 도착하기까지는 책바위, 치마바위,선바위등을 지나는 것으로 되어있다.
처음 지나가는 나로써는 암릉길을 가고는 있지만 새벽 어둠속이라 아무것도 볼수가 없다.
넒직하니 전망좋은 바위, 칼날능선등 멋진 암릉구간을 지나는 것 같은데 여기가 어딘지는
아무도 모른다. 동이트면 아주 멋질 것이라는 것 같다는 말만 하면서 위험한 암릉길을 조심조심
지나간다.
이런 구간은 동이틀 무렵에 도착했으면 모든 팀원들 멋진 주변 조망을 구경했을텐데...넉두리해본다.
오늘따라 날씨는 흐리고, 안개까지 끼었으니 아차하는 순간 추락사고의 위험성이 무지 많다.
모든 팀원들 서로의 안전을 위해 위험지역에서는 가다가도 우회길이 있으면 뒤로 전달해주는
아름다운 배려를 해준다. 이제는 모두 한식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요럴때 팀원의 한사람으로써는 뿌듯함을 느낀다.
대간 팀원 여러분, 서로를 위한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복받을 겁니다.
황장재를 지나니 로프달린 아주 가파른 길이 우리를 맞이한다.
모두들 자신의 안전, 팀원들의 안전을 위해 조심 조심해서 감투봉을 향해 힘든 산행을 시작한다.
완전 깔딱고개다. 등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아직도 갈길이 먼데 초반부터 힘을 빼야하니
앞으로의 길이 막막하다.
감투봉 정상에 올라서서 잠시 거칠은 호흡을 가다듬고 우리를 반갑게 맞이할려고 기다리고있는
황장산 정상을 향해 진행을 계속해본다.
황장산 정상에서 도착, 무거운 배낭을 벗어놓고 주저앉아 잘못 입력된 디카시간을 잽싸게 수정한다.
힘든 산행끝에 정상에 도착, 동료대원들과 사진 한방을 남김으로써 행복한 순간을 맛본다.
칼맨형님과 울산바우님, 두분은 웃고있는데 나는 원래의 웃음없는 얼굴이다.
웃으면 어설퍼서 사진베릴까봐 원조 폼으로 찍는다.ㅎㅎ
대간산행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정상에서 이렇게 많은 인원이 사진찍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다들 무지 기뻐한다.
모든 팀원들의 얼굴에는 땀으로 얼룩져있건만 힘든 내색도 않고 정상에서의 단체사진촬영에
동참한다. 이 사진을 안개로 인해 희미하지만 개인개인들의 얼굴 윤곽은 드러난다.
앞으로도 정상에서의 단체사진을 기대해보겠지만 그게 어디 쉽겠는가... 하여튼 좋은 현상이다.
서서히 동이 트고 주변조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다보니 날이 샌것이다. 3시간만에 말이다.
여기는 묏등바위 하산길 전이다. 대원들앞 너머에는 20m정도의 로프가 경사 15도 정도의 암벽에
설치되어있다. 상당히 위험한 지역이다. 로프잡고 발을 걸칠 수있는 곳이 없다.
그냥 로프를 꽉잡고 유격훈련 하는 것처럼 내려가는 수밖에 없다.
나는 쌍스틱을 접어 배낭에 넣고 내려가면 수월했을텐데 손에 들고 내려가다보니 로프에 엉겨
빼느러 고생좀했다. 우짯든 안전하게 다들 내려왔다. 이제부터는 수월한 산행길이 열린다.
팀원 여러분 암릉구간 안전하게 산행하시느라 수고많았읍니다.
그런데 운해님이 후미로 오시다보니 암릉구간에 무릅에 충격이 왔다는 것을 나중에 무대뽀님과
조우해서 알게 되었다. 빨리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작은 차갓재 도착전 어느 한 무명봉에서 뒤돌아본 묏등바위, 운무에 쌓인 그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언제 다시 저곳을 다시 찾을 수 있으려나... 아마 없을 것이라 본다.ㅎㅎ
드디어 작은 차갓재에서의 즐거운 아침시간, 먼저 도착하신 님들 맛있게 아침을 들고 게신다.
울산바위님이 돌의자를 놓아 한계령님과 같이 아침을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고맙다.
편안히 돌의자에 쿠션을 까니 푹신하니 좋다. 보통밥통에 준비해온 아직도 따뜻한 시레기국을 말아
아주 맛있는 아침을 먹는다. 산행한 후의 밥맛은 아주 끝내준다.
겨울에는 따뜻한 밥을 먹어야하고, 겨울산행장비도 챙겨야하고 이러더보니 배낭무게는 다른 계절보다
엄청 나간다. 이번 구간은 베낭무게가 나의 체력을 소진시킨 것 같다.
다음부터는 상황을 보아 최대한 필요없는 것은 과감없이 빼야할 것을 또다시 다짐해본다.
그러나 그게 쉽게 되는가.. 생각해보면 다 필요한 것들인데... 생각할수록 머리만 아프다.
칼맨형님, 울산바우와 한 컷, 멋진 산꾼들이다.
작은 차갓재에서 아침식사후 독사진 한 컷. 따으로 도배한 겨울 등산조끼를 벗고 배낭에 넣는다.
조끼를 만져보니 전체가 땀으로 젖어 축축하다. 이렇게 많은 땀을 흘려본 건 처음인 것 같다.
그것도 겨울에 말이다.
선두로 섰던 무대뽀님이 운해님을 기다린다고 해서 우리는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한다.
헬기장을 지나니 바로 작은 차갓재 이정표가 보인다. 한 컷하고 바로 지나친다.
차갓재. 백두대간 남한구간 중간지점, 총 734.625km 중 357.325km지점, 엄청 많이도 걸었다.
여기서 기념사진 한장 찍어본다.
오늘은 단체사진 찍는 일이 많다.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들 많으셨읍니다. 남은 1/2를 완주하기 위해 힘차게 파이팅합시다.
차갓재 이정표. 대미산까지 4시간. 에고 언제 갈꼬나, 대미산에서 포암산까지 또 1시간 30분 정도를
걸어야하니 갈길이 막막하다. 그래도 가야하지 안가면 어쩔건데.....
차갓재 지나 또다른 백두대간 남한 중간지점, 둘중 어느 것이 맞는지....
더블클릭님에게 부탁, 산사나이님과 기념사진 한 컷.
여기까지는 산사나이님, 더블클릭님과 셋이 동행을 했다.
좀 가다보니 문득 가기싫어지고, 보조를 맞추는 것이 힘이 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들곤하는 데 오늘 또다시 발동이 걸린 것이다. 갈길이 창창한데 말이다.
두사람을 먼저 보내고 조용히 휴식을 취해본다. 왜 느닷없이 가기가 싫어졌는지...
지금까지 아주 기분좋게 동료들과 산행해놓고, 무슨 짓인지 나자신을 심하게 꾸짖어 본다.
약이 따로 없다.요럴때는 예전에 나만의 여유로운 산행을 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
가다 힘들면 쉬고, 또 나아가고. 이런 반복의 연속을 하다보면 어느 시점에는 정산 컨디션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나지신 익히 알고 있는 터이다.
잠시 휴식을 취한후 나만의 여유로운 산행을 진행한다.
여긴 문수봉 갈림길.
챙긴다고 해놓고 차에서 배포해준 상세한 지도를 안가지고 왔다.다행히 나름대로 정리한 산행일지와
고도표만 들고왔는 데 새목재를 찾지 못하겠다. 표시가 없으니...
오는중 산행로 중간에 멋진 나무가 한그루 서있고 거기에 수많은 시그널이 있었는 데 거긴지,
아님 좀 지나서 평평한 안부가 있던데 거긴지 그냥 지나쳤다.
하여튼 새목재를 지나 문수봉 갈림길 전에 무대뽀님이 후미를 챙기신다고 기다리고 있다.
항산 무대뽀처럼 질주하시는 분이 후미대장을 하는 그마음 오죽 답답하겠는가.ㅎㅎ
이거 나만의 여유로운 산행을 하려했건만 동료를 만났으니 또다시 이탈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일단 가는 데까지 천천히 동행을 해본다.
문수봉 갈림길에 도착, 상호간 사진 한장씩 찍어주고, 40분만 가면 나오는 대미산을 향해
나아간다. 길이 완만하니 좋다. 곧 있으면 눈물샘이 나오겠지. 식수를 보충할까 생각해본다.
문수봉 갈림길에서 10분정도 가면 좌측 70m아래에 있는 눈물샘.
집에서 물을 1.5리터, 미숫가루 0.5리터를 준비해왔는데 식수구할 곳은 없고, 현재의 물은 0.5리터정도
남아 있는데, 앞으로 가야할 시간은 후미기준 13시간을 감안할때 4시간 30분 정도 더 가야한다.
걱정이 앞선다. 무대뽀님은 무표정이다. 이거 내려가야하나 어쩌나 잠시 서서 고민해본다.
물이 풍부한지도 모르는데 만일 내려갔다 올라오면 체력만 소진될테고, 화살표 밑에 보니 자그만
글씨로 수량 풍부라고 써있는데 언제적 글인지도 모르겠고.... 무대뽀님 앞서 나아간다.
그래 한번 버텨보자.. 여름도 아니고 겨울이니 버텨볼만 하겠지 마음 먹고 나도 진행한다.
여긴 대미산 정상(1115m), 무대뽀님과 사진을 서로 찍어준다. 세로로 찍다보니 정상석 독사진은
못올리고 이정표와 대미산 정상 안내도로 대신한다.
진행방향 좌측으로 돼지등, 여우목 가는 길이 있다.
이제 남은 정상 봉우리, 포암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본다.
부리기재, 진행방향 좌측으로 박마을로 가는 길이 있다.
앞을 쳐다보니 1062봉이 턱하니 버티고 있다. 에고 저 높은 봉우리를 또 치고 올라가야하니
걱정이 앞선다. 어쩔 수 있나 가야할 길 올라가야지..
잠시 무대뽀님과 휴식을 취한다. 두다리 쭉뻗고 마지막 남은 과일인 사과를 반쪽내어 서로 맛있게
먹어본다. 완전 꿀맛이다. 과일을 좀 넉넉하게 안가져온게 엄청 후회가 되는 순간이다.
충분훈 휴식후에 1062봉을 향해 출발한다.
1062봉 안부에 도착, 잠시 무대뽀님을 멈추어 세운다.
항상 선두로 서시는 분이 후미로 가야하니 답답할 것이다. 나는 혼자 진행할테니 먼저 진행할 것을
부탁해본다. 뒤에 참고래팀 총무님과 신영수님이 오시니 걱정않해도 될 것이다 얘기를 덧붙인다.
그럼 조심해서 오라하고 먼저 발걸음을 진행하신다.
다행이다. 나의 부탁을 들어주어서... 나는 그자리에 배낭을 벗어 배낭을 배개삼아 꿀맛같은
수면을 취한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 산 정상에서 낮잠을 자는 이 맛을 누가 아랴...
바로 아래 대간산행을 하시는 분들이 점심을 드시고 있어 안심도 되고....
한 10분정도 달콤한 수면을 취하고 나니 몸이 가뿐하다. 서서히 산행준비를 하고
다음 봉우리인 1034봉, 1032봉을 향해 나아간다. 같은 능선의 길이기때문에 아주 길이 좋다
1034봉에 있는 삼각점(덕산 315)와 산행시마다 붙어있는 낮익은 둘산악회 비닐표지.
고맙구나. 봉우리 이름을 알려주어서...
1032봉, 여기 정상부터는 838봉까지 내리막이다. 하염없이 빠른 걸음으로 진행한다
앞에 보이는 꼭두바위봉에서 우리 팀원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반가운소리다.
소지한 호루라기로 나의 존재를 알려본다. 내가 여기있다고... 들었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여기는 꼭두바위봉 정상, 올라올때 얇은 로프를 잡고 올라와야 한다. 좀 가파르고 위험하다.
특별한 표시는 없는데 1032봉에서 볼때 봉우리 3개가 솟아있는것이 멋진 암봉이었다.
여기서도 넓직한 암반위에 배낭을 배개삼아 충분한 휴식을 취해본다.
주변 조망이 너무 좋아 디카에 동서남북을 다 담아본다.
꼭두바위봉에서 바라본 포함산 정상 봉우리들,
여기서 우측으로 돌아 진행해야한다. 줌으로 땡겨 한 컷
지나온 봉우리를 바라보며 줌으로 땡겨 한 컷, 1032봉이다.
꼭두바위봉에서 보이는 저 마을과 뒤에 보이는 봉우리들 어딘지 모르겠다.
증평리, 갈평리 마을쯤인 것 같다. 맞는지 모르겠다.
돌탑. 숙연히 나의 소망을 빌어본다.
여기는 관음리 하산길인 거 같다. 진행방향 좌측 바로아래 시멘트도로가 보이는 걸 보니....
여기는 938.3봉, 상당히 뾰족한 봉우리다.
정상에 삼각점만 덩그라니 외롭게 자리잡고 있다(덕산 313).
938.3봉에서 진행방향쪽으로 바라본 봉우리 저 산이름이 무얼꼬...
다음에 가야할 대간길인지 모르겠다. 갈길이 멀다.
날이 어둡기전에 도착해야 하니 빠른 걸음으로 진행한다.
내리막길에서는 지나번 구간처럼 잽싸게 뛰어 내려간다. 조심조심.....
산행하기전 마골치 삼거리가 어딘가 상당히 궁금했는데...여러 산행기를 봤지만 헷갈렸기때문에,,,
계속 진행하면서 나의 산행일지에 기록한 938.3m 봉우리 다음이라는 걸 기억하고 시그널을
확인하면서 간다. 아마 여기가 마골치 삼거리인 것 같다,
우측으로 시그널이 한 두개 부착되어있는 데 사람다닌 흔적이 없어 낙엽만 수북하다.
산행후 버스안에서 지도를 보니 이 지점이 맞다. 메밀봉갈림길이기도 하다.
여긴 만수봉 갈림길,
직진하면 만수봉으로 가고 우측으로는 억수리로 가는 길이다.
누군가가 직진길에 나무더미로 막아놨다. 혹시라도 알바를 할까해서...
더군다나 고맙게도 이정표밑에 어느분인지 고맙게도 방향을 표시해놨다.
포암산은 도착과 동시에 좌측으로 꺽어 진행해야 한다.
또한 포함산 3.1km라는 새로운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어 포암산 가는 길은 쉽게 진행할 수 있다.
1시간 30분 정도를 더가야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포암산에 도착한다.
힘을 내기로 하자. 500m마다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시간을 대충 짐작하게 해준다.
빨리 서둘러야 하겠다. 5시정도 되면 날이 어두어질테니.....
새벽에도 3시간을 컴컴한 길을 걸었는데 또다시 걸어야 한다는 것은 나에겐 용납되지 않는다.
포암산 정상까지1.1km 남았다.
30분 정도면 되지 않겠나 ... 가보자. 있는 힘을 다해서...
체력이 바닥이 다 날 때가 되었다. 슬슬 징조가 보인다.
정상까지만 가면 이젠 내리막을 1시간 정도 가면 되지 않나... 희망을 가지고 계속 진행한다.
여긴 관음재다. 만수골로 내려가는 길이다.
하산후 지도를 보니 만수봉 갈림길에서 좀 내려오면 관음재인데, 포암산 1.1km 이정표에서 5분 경과후
비닐 표지가 놓여있는 것이다. 헷갈린다.
계속 오는 길에 포암산 1.6km, 0.6km 이정표 전에도 갈림길이 있는 데 다같이 만수골로 가는 길이다.
어떤 산행기에는 1.6km 이전이 관음재로 기록되어 있다. 비닐표지가 땅에 놓여있는 걸로 보아
누가 옮겨놨다고 생각도 해본다. 하산후 지도에 명시한 지점이 관음재라고 결정내린다
전망좋은 곳에서 줌으로 땡겨 한 컷
포암산까지 0.6km 남았다. 마지막 이정표다.
계속 오르막이라 여기서 숨을 고르기 위해 바위에 걸터앉아 두 다리를 쭉 뻗고 휴식을 취한다.
쉬고 있으니 참고래팀 총무님과 신영수님께서 오신다. 비박하는 사람인줄 알았단다.
나는 오면서 뒤에 두분이 오시는 걸 보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왔었는 데 여기서 조우했다.
같이 휴식을 취하면서 이런 저런 오늘의 산행에 대해 느낀 점과 개선해야할 점을 이야기해본다.
마지막 한모금 마실 물만 남기고 배낭을 메고 포암산 정상을 향해 동행 산행을 한다.
계속 오르막이라 힘이든다. 체력도 완전 바닥이다.
정상인줄 알고 올라섰건만 963봉이다. 좌측에 떡하니 버티고 서있는 봉우리가 포암산 정상이란다.
잠시 휴식후 마지막 남은 미숫가루 한모금을 입에 털어마신다. 가자. 정상으로..
길은 완만하니 갈만하다.
포암산 정상 961.7m,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에 도착했다.
돌탑에 여기까지 오는 데 아무 탈없이 산행할 수 있기를 돌봐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한다.
서로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주변 조망을 디카에 담아본다.
포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 우측이 만수봉이다.
좌측 저너머에 우뚝 솟아있는 저 높은 봉우리 이름은 무엇인고. 아주 멋진 암봉인데..월악산인가 ?
포암산 정상에서 오늘의 지나온 봉우리를 디카에 담아본다. 멋진 산들이다.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자축을 해본다. 지금까지 산행한 중에 가장 힘든 산행이었던 거 같다.
힘들지만 나 자신을 반성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고, 즐거운 산행을 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자.
자, 이제 내리막이니 기분좋게 내려가자구나. 하늘샘에서 시원한 석간수 한잔을 마시기 위해...
하늘재까지 1.0km 남았단다.
그런데 내리막길이 장난이 아니다. 모조리 암반에다 너덜지대에다 로프도 타야하고...
쉽게 생각한 내자신 생각을 고쳐 먹는다. 하늘재에서 여기까지 올라오는 사람은 엄청난 고생을
감수해야겠다. 참고래팀 두분과 나는 조심 조심 마지막 날머리까지 안전에 신경을 쓰면서
빠른 걸음으로 내려간다. 잘도 내려간다. 아무 탈없이...... 발바닥이 얼얼하다.
정상에서 30분만에 하늘샘에 도착했다.
물이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다. 500미리 물 한통을 받아 한번에 다 마셔버린다.
그동안 못마셨던 물을..... 너무나 시원하고 꿀맛이다.
버스안에서 마시기 위에 한통을 더 받아 내려가기로 한다.
참고래팀 신영수님의 물 담는 모습이다.옆에 분은 총무님 차현욱님이다.(죄송)
두분 오늘 산행 수고많으셨읍니다.
날머리에 도착.
입산통제안내 사진 한장으로 오늘의 도착을 종지부 찍는다.
5시가 되니 서서히 어둠이 밀려온다. 밖에서 쉬고있는 팀원들이 반가이 맞이한다.
반가운 얼굴들이다. 먼저 오신님들 수고 많으셨읍니다.
계립령 유허비 표시석에서 한 컷, 하늘재를 계립령이라 부르기도 한다.
배낭을 버스안에다 놓고, 다람쥐님이 준비한 지난번 벌재에서 맛있게 먹었던 오뎅김치라면 한그릇을
잽싸게 비워버린다. 배고플 만도 하다. 무려 12시간 50분을 걸어왔으니.... 또 땀은 오죽 흘렸지 않는가.
그런데 별로 늦은 것도 아닌 거 같다. 앞에 온 동료들하고 1시간도 차이가 안나니...
그래도 운해님이 말한 후미기준 13시간 안에 들어왔으니 체면은 세운 거 같다.ㅎㅎ
우리가 다시타고 돌아가야 할 애마, 특파원 버스.
기다리느라 수고많았구나. 오늘의 산행도 종지부를 찍었으니 모든 대원들을 울산까지 안전하고 편하게
모시고 가길 바란다.
요 사진을 넣을까 말까 망설이다 넣기로 한다. 이유는 후미 3명이 빠졌기때문이다.
지금까지 단체사진은 후미 도착하여 버스 출발전에 찍고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무대뽀님이 올린 단체사진란에 불만을 털어놨다.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기때문에...
날이 어두워질까봐 미리 찍었고 나중에 다시 찍을 예정이었다고.... 이해한다. 힘든 산행이었으니..
그럼 그 약속을 지켜야지요... 다신 이런 불상사가 없기를 기대해본다.
선두든 후미든 다같이 완주하는 그 날까지 한 배를 탄 종주대원임을 기억했으면 해서 사진을
올렸음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산행거리 27.1km, 모든 팀원들이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보람있는 산행이었으리라 봅니다.
저 또한 나만의 여유로운 산행을 한 것에 대해 만족과 행복을 느끼면서 후기를 마치겠읍니다.
함께한 모든 팀원 여러분, 다시 만날 그 날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겠읍니다. -끝-
'백두대간 > 백두대간 산행(1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간 19차 이화령-백화산-시루봉갈림길-은티마을 (0) | 2007.07.07 |
---|---|
대간 18차 하늘재-마패봉-조령산-이화령 (0) | 2007.07.07 |
대간 16차 죽령-도솔봉-저수령-벌재 (0) | 2007.07.07 |
대간 15차 고치령-국망봉-비로봉-죽령 (0) | 2007.07.05 |
대간 14차 도래기재-옥돌봉-선달산-고치령 (0) | 2007.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