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06, 12. 10(일)
어디로 : 대간 18차 하늘재-마역봉-신선암봉-조령산-이화령 구간
누구와 : 종주대원 31명
얼마나 : 18.36km
산행시간 : 10시간 3분(08시26분 출발/18시 29분도착, 휴식시간 포함)
이번 18차 대간 산행은 무박산행을 탈피, 안전한 산행과 야간산행금지 그리고 멋진 조망을
즐감하면서 산행하기로 모든 대간 팀원들과 사전 의견 조율이 되었다.
앞 구간 산행시 모든 팀원들이 무척 힘이 들었던 관계로 굳이 체력이 바닥나면서까지
이런 무의미한 장거리 산행을 하여야 하는가에 대해 심사 숙고 해왔던 터이다.
그래서 이번 구간은 모든 대간팀원들이 합의점을 도출해서 시행하는 첫 당일산행이다
다행히 날씨도 맑고, 주능선에 눈도 있다하니 모두들 간만에 맛보는 멋진 눈길산행을
기대해본다.
새벽 2시30분에 알람을 맞추어놓고 깨어나서 잠시 눈좀 부친다는 것이 3시40분이다.
04시에 산사나이님과 만나기로 했는데 정신이 없다.
다행히 배낭은 전날 다 꾸려놓아 도시락만 넣으면 된다.
그럭저럭 5분 늦어 이화 글로리아 아파트앞에 도착, 북구조의 애마 뉴 소나타를 타고 출발,
화봉동 상방 사거리에서 깜박 졸다 늦으신 코브라형님을 태우고 특파원으로 직행한다.
특파원 도착, 언제 만나도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나누고 05시에 우리를 태운 애마,
특파원 버스는 신복로터리에서 기다리고 있는 팀원들을 태우고 오늘의 목적지인
하늘재를 향해 출발한다. 오늘 날씨가 좋은 걸보아 멋진 조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잠시후 임대장님의 특별배려로 달콤한 꿈나라로 다들 빠져들어간다.
아침식사를 문경휴게소에서 시레기국밥으로 간단히 때우고 볼일들 보고 목적지로
출발한다.
아침식사후 출발, 가는 중에 임대장님이 앞을 보라한다. 눈덮힌 주흘산을 보라고.
버스속에서 눈으로 뒤덮힌 주흘산 정상사진 한 컷. 참으로 멋진 풍경이다.
오늘의 들머리인 하늘재 통제소
출발하기에 앞서 전원 준비운동으로 가볍게 몸도 풀고, 혹시나 야간산행으로
단체사진을 못찍을 수도 있으니 출발에 앞서 한 컷 찍기로 한다.
오랫만에 전 인원이 다찍은 거 같다. 결국은 야간산행을 하여 잘한 일이었다.
다들 컨디션이 좋은 거 같고, 처음오신 회원님들의 안전한 산행을 빌어본다.
드디어 팀원들, 가벼운 발걸음으로 들머리 진입.
산행중 전망 좋은 곳에서 포암산을 배경으로 나의 산행친구 권수근님과 한 컷.
앞구간 벌재-하늘재 산행시 마지막 저 봉우리를 오르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던가.
새삼 기억이 새롭다.
가는 길목에서 낙엽대신 눈으로 뒤덮힌 숲을 배경으로 한 컷,
초장부터 다들 멋진 조망을 배경으로 사진들 찍느라 정신들이 없다.
가야할 길은 아득한데.....
얼반 죽을땐 죽더라도 사진도 찍고, 주변경관도 구경하면서 널널하게 진행한다.
한마디로 베리 굿이다.
탄항산 정상에서 나의 산행 친구와 한 컷,
사정으로 인해 2번 불참하더니만 오늘 이 멋진 산행에 참여한 걸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옆에 전속 사진기자까지 대동하고 말이죠.ㅎㅎ
평천재, 우리 두사람이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사진 한장씩 찍고 좌측계곡을 끼고 주흘산 갈림길을 향해 오르막을 오른다.
주흘산 갈림길에서 좌측 11시 방향 월악산 영봉을 배경으로 둘만의 추억을 남긴다.
우린 가다 멋진 곳이 나타나면 그자리에 서면 자동 "찰칵"이다.
주흘산 갈림길에서 월악산 영봉을 줌으로 땡겨 한 컷, 아무리 봐도 멋진 암봉이다.
유명한 "악"자 들어가는 산중에서 설악산, 치악산은 가봤지만 저 봉우리는 언제
방문해 볼까나..... 때가 되면 가겠지.
주흘산 갈림길에서 지나온 대간길과 포함산 암봉, 저 멀리 대미산도 보이고.....
모든 산들이 하얀눈으로 화장을 하여 아름답다.
앞구간산행시 저 멋진 산들이 나를 얼반 죽게 만들었으니..... 이해가 되는가
이제와서 원망한들 무엇하리. 체력이 안받쳐주니. 할 수 없지 않은가.
주흘산갈림길 이정표,
주흘산까지 2.6km, 1시간 30분 걸린단다. 가기엔 너무 멀구나.
기약할 순 없지만 일반산행으로 너를 볼날이 있겠지. 그때가지 얌전히 기다려다오.
여기서 잠시 휴식하면서 사진도 찍고했으니 슬슬 츨발해보자구나.
자 떠나보자. 다음 목적지인 부봉 갈림길을 향해.... 발걸음이 무지 가볍다.
가다가 혹시라도 심심할까봐 로프지대가 반가히 우리를 맞이한다.
여유로움속에서 잠시 긴장을 주기위함인 것 같다. 고맙다 로프여..
다들 안전하게 서로를 도와주며 진행하는 모습들이 이제는 습관이 되버렸다.
아름다운 모습들이다.
또다시 뒤돌아 본다. 지나온 대간길이 갈수록 멀어진다.
가자구나. 그만 뒤돌아보고.아직도 8시간 정도를 더 가야하는데...
오늘의 산행하는 폼을 보니 야간산행을 해야할 것 같은 필링이 온다.
부봉 갈림길.
부봉 1봉까지 가는데 20분, 그러면 왕복 40분. 가고는 싶다. 그러나 어쩌랴.
갈길이 너무 멀어 일행들 그냥 가자한다.
"그럼 갑시다"하고 진행을 계속한다.
부봉 제1봉-6봉까지 멋진 봉우리들을 언제 볼 수 있으려나....
능선길에서 보니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고 있다.
그냥 두고가서 미안하구나. 다음에 방문하마.
산성 동문
우측으로는 미륵리 가는길이다.
산성 북문
좌측은 동화원, 우측은 지름재로 내려가는 길이다.
북문에서 잠시 일행들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한다.
시원한 물 한모금 마시고, 팀원이 건네준 비타민 C 귤 한개를 맛있게 먹는다.
다시 일행들과 대열을 정비, 마패봉을 향해 오르막을 오른다.
아직까지는 발걸음이 무지 가볍다. 언제쯤 무거움이 느껴질지.....
가다가 선다. 사진찍기위해서...
멋진 곳만 나오면 우리 두사람 계속 샤터를 눌러댄다. 이리 좋을 수가 없다.
앞으로 적당히 눈이 쌓인 멋진 능선길을 또다시 볼 수있을거라 장담할 수 없다.
푹푹 빠지는 눈길이 기다리면 몰라도....
나중은 나중이고 우리 둘은 즐기는 산행을 이어가기로 한다.
곡소리날려면 한참 남았으니 걱정은 일단 접어둔다.ㅎㅎ
마폐봉 정상을 향해 마지막 피치를 올린다. 100m앞이다.
마패봉까지 100m 남았단다.
우측으로는 사문리 매표소 가는 길이다
마패봉정상 100m지점에서 오르막을 오르니 910봉 정상 전망대가 나타난다.
좌측으로 좀 가면 까만 정상석이 서있다.
일행들 이 전망 좋은 곳을 그냥 지나칠 수 있냐하며 조망을 둘러본다.
이런 멋진 산행은 남는게 사진뿐이니 또 다시 둘만의 추억사진 한 컷.
나의 좌측 저 멀리 월악산 영봉이 보인다.
기념사진 찍고 월악산 영봉을 줌으로 땡겨 디카에 담아본다.
저 곳에도 오늘 같은날 눈을 찾아 방문한 사람들이 무지 많으리라.
이제 정상석으로 발길을 돌리자. 구경 실컷했으니....
드디어 마역봉(마패봉) 정상(927m)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수 있나. 한장 찍어야지. 쌍스틱 포즈 취하고 "찰칵"
정상에서 우측으로 신선봉(967m)가는 길이다. 이정표가 보인다.
이젠 조령 제3관문까지는 30분정도 내려가면 되니 주변 조망에 흠뻑 취해본다.
정상에서 우리가 가야할 암릉길을 바라보며 한 컷.
정중앙 우뚝 솟은 봉우리가 조령산 정상이다.
저 암릉길이 오늘같이 눈이 쌓인 날에는 상당히 위험할 것이라 생각하니
걱정이 되긴된다. 저기까지 죽음의 행진이 되리라....
그러나 멋진 나만의 추억이 되어 내 머리속에서 사라지지 않으리...
마패봉 우측에 있는 신선봉(967m), 하얀 눈으로 덮혀 아름답구나.
너를 보러 갈 수 없는 이내 마음 이해하리라 믿는다.
그래서 기념으로 사진이나 찍어주마. 그것도 아주 예쁘게...
잘있거라 나는 간다. 조령 제 3관문(문경새재)으로...
12시도 넘고하니 배도 고프다. 빨리가서 따뜻한 시레기국밥을 먹자구나.
나의 산행친구가 먼저 내려선다.
가만히 보니 배경만 찍었지 인물을 놓고 찍진 않했다.
가는사람을 "스톱" 하고 불러 세운다.
저자리에 세워놓고 저 멀리 정중앙에 떡하니 버티고 서서 우리가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조령산과 가야할 암릉길을 향해 "찰카닥"한다.
지금까지 찍은 사진중에서 최고로 멋진사진인데 찍사인 나도 찍어야지요.
마침 뒤에 오는 은혜정님께 부탁하여 나도 한장 "찰칵"
이제 가자구나 우리의 허기를 채울 장소인 조령 제3관문(문경새재)으로
가야할 길이 멀기때문에 내려갈때 조심 조심 내려간다.
혹시라도 다치면 저 멋진 암릉길을 즐기면서 갈 수 없으니....
오늘의 후미 가이드 은혜정님
우리 대간팀원들과는 첫 대면이지만 차분하면서 생각보다 리드를 잘하시는 것 같다.
아직 가야할 길은 많지만 일단 고마운 마음에 뒤돌아서서 한 컷.
아마 여기가 선바위 암릉길인 것 같다. 로프도 매여있는걸 보아....
우리의 목적지 조령제 3관문 직전에 차가운 눈을 덮고 있는 무덤. 외로워 보인다.
"죄송합니다. 좀 지나가겠읍니다.하며" 조용히 숨죽이며 옆으로 지나간다.
다 왔다. 조령 제 3관문(문경새재)안부에...
내려가는 대원들을 향해 사진 한 컷. 나의 산행친구가 앞에 있구만.
도착하니 먼저 도착하신 대원들 식사를 다 마치고 출발 준비를 한다.
하늘재에서 여기까지 널널하게 편안히 왔는데 4시간 20분이나 걸렸다.
하도 대간길에 이골이 난지라 이정도시간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잠깐 스쳐가는 시간이다.12시간, 13시간도 걷는데 말이다.
도착기념으로 조령제3관문을 배경으로 한 컷하고 몇분들과 단체사진도 찍고...
우리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자리로 가서 보온밥통과 뜨끈한 시레기국이 들어있는
보온병을 꺼낸다. 바로 밥통에 붓고 호루룩 맛나게 먹는다. 김치를 곁들여서..
참고래팀은 버너에 라면을 끓여드신다. 산에서 먹는 라면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오늘따라 시레기국밥이 유난히 맛있는 거 같다. 멋진 눈길산행을 해서 그런가보다.
다른 대원들은 막걸리와 소주를 한잔씩한다.
마시고는 싶지만 아직도 5시간을 더 가야한다 생각하니 엄두가 안난다.
지난번 16차구간 산행시 저수령에서 대강 막걸리 석잔에 다리가 풀려 얼마나
고생했던고.... 생각하면 머리가 띵하다.
그래도 소주 한잔은 마셨다. 혈액순환차원에서....
점심도 먹고 일부는 먼저 출발하고, 우리도 서서히 배낭을 꾸린다.
자, 배도 든든하니 슬슬 곡소리나는 죽음의 행진을 시작해 볼까나..
조령산 이정표 한 컷
새재 싯귀절 표시석에서 한 컷
조령약수 안내판과 조령약수.
물 한잔 마시려했건만 물이 말라 없다. 무척 서운하지만 할 수없다.
오늘은 물걱정은 없다. 아직도 1리터 한통이 배낭속에 들어있으니...
왠일인지 오늘은 물이 마셔지지 않는다.
가다 지치면 나무가지에 붙어있는 상고대와 수북히 쌓인 눈을 먹으면 되니 말이다.
그것도 깨끗한 것으로 골라서...
항상 어디가나 큰 재에는 산신각이 있다.
잠시 두손모아 이순간부터 진행할 길들이 암릉구간이니 가는길 저와 우리 대간팀원들
안전하게 날머리까지 안내 부탁드린다고 빌어본다.
자, 가자구나 깃대봉갈림길, 신선암봉, 조령산정상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디디며 깃대봉갈림길을 향해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한다.
깃대봉(844m)입구 갈림길.
깃대봉까지는 1km/10분, 조령산까지는 5km/3시간 소요라고 써있다.
조령산까지 암릉구간이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가보다.
오늘은 눈까지 쌓여있으니 더 걸릴 것이라 생각해본다.
여기서 좌측으로 올라서면 삼각점이 있는 812.5봉이다.
딱보니 멋진 조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812.5봉(삼각점)에서 바라본 지나온 대간길.
1시방향-포암산, 11시방향-만수봉이 보인다.
812.5봉에서 바라본 마패봉 정상.
812.5봉에서 바라본 깃대봉(844m)
하얀눈으로 뒤덮혀 있는 모습이 아름답기도 하다
그 좌측으로 여자의 흰 치마를 두른 듯한 멋진 치마바위가 있다는데 못보고
그냥 지나친 것 같다.
812.5봉 삼각점.
사시사철 외롭게 이자리를 지키고있다. 방문객들을 맞이하면
그 기쁨 이루 말할 수 없겠구나. 그래서 방문기념으로 한 컷.
812.5봉에서 가야할 방향을 쳐다보니 저멀리 조령산이 가운데 우뚝 서있다.
빨리 오란다. 심심하다고.ㅎㅎ
그래 알겠다. 조심조심 안전하게 산행하여 너의 품에 안기리라.
그런데 가는 폼을 보니 5시는 넘어야겠구나. 그때쯤이면 어둠이 몰려오겠지.
그래도 기다려주는 네가 있어 외로운 산행이 안되리라 본다.
에고 이거 너무 오래 주변 조망에 취했구나. 출발하자.
가다보니 좌측에 멋진 암반지대가 나와 주변 조망도 좀 보고 할겸. 멈추어선다.
나의 산행친구가 오길래 뒤돌아서서 마패봉을 배경으로 한 컷 찍어주고,
자리 바꾸어 나도 "찰칵"
앞을보니 하얀눈으로 옷을 입은 멋진 소나무가 눈에 확 들어온다.
우리가 누군가. 그냥 갈 수 있나. 앞으로 얼반 죽더라도 기념사진은 남겨야지.ㅎㅎ
다시 폼잡고 한 컷.
좌측을 보니 암반지대고 수직낭떠러지다. 미끄러지면 죽음 그 자체다.
조심에서 우측으로 바싹 붙어 진행한다. 안전이 최우선이니까...
10분 정도가니 이제 슬슬 로프도 보이는 걸 보니 곡소리가 나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우리 둘은 느슨했던 마음을 긴장으로 바꾸어 진행하기로 한다.
여기서부터는 단독산행했다간 큰일이 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이젠 사진찍을만한 여유가 없을 성 싶다. 계속해서 암릉지역이니.....
좋은 시절 다간 것 같다.ㅎㅎ
그럭저럭 1시간가량 가다보니 산신령님이 요기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고 계시네요.
가만히 보니 뒷쪽의 봉우리가 눈이 덮혀있고, 저멀리는 눈이 없고 해서리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수 있나. 나의 산행친구와 한 컷씩 찍고 또다시 신선암봉까지 출발.
가는길 조심조심하여 곡소리나는 암릉길을 올랐다 내렸다, 로프타고 오르고 내리고,
오늘은 그리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은 느낌이 든다. 컨디션이 아주 좋다.
속도전이 아니고 암릉구간이라 다들 천천히 서로를 도와주고, 격려해주면서 진행하니
나의 산행에서 기억에 남을만한 멋진 산행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데 진행중에 긴 로프가 있는 암반 유격훈련장에서는 고놈의 쌍스틱을 양손목에 걸고
내려가다 암반에 걸려 내림길을 방해하더니만, 결국에는 마지막 한발 디디는 찰나에
스틱이 걸려 휘어지길래 그냥내려섰더니 중심이 흩어져 나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일이
별어졌네요. 키까지 큰 놈이 넘어졌으니... 다시 생각해도 우습기만 하다.
앞구간의 묏등바위 내림로프길에서는 잘 내려왔었는데...
암릉구간에서 스틱을 배낭에 넣고 내려왔어야 하는데 다들 그냥 가길래 나도 했건만..
다행히 다 내려왔길래 망정이지 중간에 그랬으면 어찌됐을꼬...
그래도 품위지킨다고 잠시있다 아무 이상없다는 듯이 폼잡고 일어났지요...
이상없기는 팔굽치가 욱신거리고 따끔따끔하길래 나중에 보니 피가 굳어있도만.ㅎㅎ
우짯든 무사히 내려왔으니 안전, 또 안전을 상기하며 진행한다.
그라고 말씀인데요. 가다가 말안장처럼 생긴 조그만 칼날같은 바위를 넘어섰는데..
넘어가서 손을 잡고 통과하려하니 대원들이 손으로 밀면서 갔는지 걸터앉아
지나갔는지 눈이 단단해지고 거기다가 얼기까지, 또한 반들반들하게 윤이 나니
잡을 수가 있나요.
아래를 보니 천길 낭떠러지이고... 앞을 보니 바위가 간격이 많이 벌어져 있어
건너 뛰어야 할 판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곳을 더 조심해야한다.
일단 스틱을 앞에 집어던진다. 스틱잡고 갈일이 아니다. 안전을 기해야하니...
심호흡 한번 크게하고 천천히 얼지 않고 윤이 안나는 말안장 제일 앞쪽을 잡고
건너 뛴다. 착지에 성공. 흐믓하다. 안도의 한숨을 크게 쉬고 스틱챙기고 출발한다.
그런데 나의 산행친구도 곧 뒤따라 오겠지하고 진행했더니만 여기서 산행친구와
이별을 고할 줄이야 어찌 알았겠는가.
마침 뒤에 일행들이 있으니 같이 오겠지하고 여기서부턴 산신령님과 동행을 한다.
나중에 뒤쳐진 이유를 물어보니 하도 위험해서리 바위틈으로 나왔다고 하데요.ㅎㅎ
드디어 16시 7분에 간만에 보는 신선암봉 직전에 있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진행방향 우측으로 내려가면 절골이다. 좀 진행하니 신선암봉에서 산신령님이
대기하고 있고 마가목님이 로프를 잡고 암반지대를 다 내려간 직후였다.
특파원 임대장님이 절골에서 여기까지 올라오셔서 기본으로 매여있는 로프가
눈으로 덮혀있는 위험한 암반 내림길을 커버하기는 짧았는지 가져오신 로프를
이어놓으셨다. 일단 배낭에다 스틱을 넣고 산신령님이 내려가신후에 나도 내려간다.
아래까지 통과 또다시 로프타고 내려가고, 위험한 신선암봉은 무사히 통과했다.
임대장님께서 이 날씨에 선두와 후미의 안전을 위해 3시간을 여기서 기다렸다는
말을 들으니 안전산행을 위해 회원을 사랑하는 그 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신선암봉을 통과 40분 정도 진행하니 절골 갈림길 이정표가 나타난다.
우측 절골까지는 50분, 조령산까지는 40분 소요. 얼마 안남았다.
다시 20분 정도 진행하니 신풍리(상암사터) 갈림길.
신풍리까지 1시간, 조령산까지 30분 소요된다. 조금만 가면 된다. 힘을 내자꾸나.
계속해서 산신령님과 은혜정님과 함께 조령산을 향해 나아간다.
좀 진행하다가 산신령님이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영양보충 좀 하고 가잔다.
마지막 체력을 쏟아붓기 위해서 말이다. 날이 어두워지기전에 미리 먹어두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금까지 오면서 아무것도 먹은 것이 없으니....
힘든 암릉구간을 빨리 통과해야겠다는 생각만 있었지, 배고프다는 생각 자체가
들겠는가...
이제서야 배낭에 넣고 개시도 않했던 과일 보따리를 꺼낸다.
조령 제3관문부터 여기까지 오면서 처음으로 공식적인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사과 한개 꺼내들고 먹으니 냉장고에 넣었다 뺀 것처럼 어찌나 시원하고 맛있는지
한개를 다 먹어 치운다. 산신령님이 고단백질 공급차원에서 건네준 삶은 계란과 함께.
간식을 먹고나니 힘이 나는 것 같다. 배낭꾸리고 다시 출발.
한참 진행하다 안부갈림길에 도착하니 조령산 바로 밑에 암봉이 턱하니 버티고 서있다.
이걸 치고 올라가야하나 생각하고, 직진길을 보니 시그널이 없다.
마침 우측에 길이 있고 시그널이 수평으로 많이 걸려있다.
드디어 사건이 여기서 터질 줄이야 어찌 알았단 말인가. 내내 잘오다 말이다.
아랫쪽에서 사람 둘이 올라 오길래 수고하신다며 어디서 오셨냐고 산신령님이
물어보신다. 이화령쪽에서 오신단다. 반갑다.
우리도 이화령가는데 앞에 보이는 암봉으로 올라가도 되냐고 물어보는데 그 길은
암반지대라 위험하니 그리 가지말라 한다. 우회하란다.
여기서 우리가 지도를 봤으면 되었는데 두사람이 올라온 길을 따라 계곡쪽으로
내려간다. 가도 가도 우회길이 안나온다. 이거 미치고 환장하겠네.
길을 알려주긴 한건가. 투덜투덜댄다. 가다보니 현위치 6지점이란 안내판이 있다.
일단 멈추어 선다. 우회길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다. 길을 잘못들었다.
아마도 이길도 절골에서 올라오는 길인가 보다.
혹시 일행들 지나가는가해서 소리를 질러댄다. 후미가 올때쯤 되었으니까...
"정상, 정상"하고 말이다. 저위에서 답이 왔다. 올라오라고.....
에고 이거 또 한번 체면 구겼네그려.
아마 그사람들은 절골에서 올라오는 길인데 우리를 만났나보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로프타고 나무잡고 힘들게 올라 가야한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지도를 봤으면 갈길을 알았을 텐데 안봤으니 할 말이 없다.
창피한 일이다. 한 200m 정도 내려온 거 같다. 누군가는 몇 km도 갔는데
우리는 솔찬히 준수한 편이다.ㅎㅎ. 이정도야 그럴 수도 있지하며 다시 올라간다.
안부에 도착해서 시그널있는 우측사면을 봤다. 으메 미치고 환장하겠네그려.
우측을 보니 가는 로프가 매어져 있고, 빨간 시그널이 한개 붙어있는 것이 아닌가.
ㅎㅎ. 웃음이 나온다. 항상 갈림길에서는 유심히 관찰해야한다고 말하면서도....
그걸 깜박했으니 말이다. 잘하다가 막판에 알바를 했으니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산신령님이 안 올라오신다. 좀 기다리니 지나왔던 능선길에서 나타나신다.
오다 좌측에 있는 다른 발자욱을 따라 올라오셨단다. 내려가면서 본 기억이 난다.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로프를 잡고 올라간다. 이거 장난이 아니지 않은가.
군데군데 로프가 매어져 있고, 경사도 장난이 아니고, 나무도 붙잡고 해서리
오르고 오른다. 완전 얼반 죽었다. 경사로 통과, 가는 길에 은혜정님도 만났다.
마지막 있는 힘을 다해서 전진, 또 전진, 이거 마지막 다와서 곡소리 나게 만드는구만.
드디어 조령산 정상 안부에 도착했다.
좌측을 보니 하얀 눈이 덮힌채로 돌탑이 서있고 전망 또한 좋다.
지나온 대간길이 눈에 다 들어온다. 멀리도 왔다. 감개무량하다.
우측을 보니 조령산 정상이 보인다.조금만 가면된다.
현재시간 17시 20분 날이 어두워지고 있다. 정상석을 향해 진행해본다.편안하게...
여기가 조령산 정상(1017m).
더 어둡기전에 기념사진 한장 찍는다.
산신령님, 참고래님, 더블클릭님, 은혜정님께서 야간산행준비를 위해 랜턴을
준비하고 계신다. 나도 랜턴을 꺼내보니 불이 켜져있네요. 스위치가 눌러졌나보다.
팀원들 출발하려고하여 예비 밧테리로 교환하기도 귀찮고해서 앞뒤 불빛보고
그냥 가기로하고 시원한 물 한모금 마시고 하산준비를 한다.
출발하려는데 마침 마지막 한줄기 석양빛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멋지다.
지난번 묘적봉에서 멋진 일출을 보고, 이번에는 한줄기 석양빛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으니 복도 많기도 하다.
이제 내리막인데 그냥 갈 수가 있나. 산신령님하고 교대로 "찰카닥"
이제는 산신령님의 밝은 랜턴 불빛을 뒤에서 지원받으면서 하산을 시작한다.
10여분을 빠른 걸음으로 내려오니 조령샘이 우리를 반긴다.
산신령님이 손수 물한잔 받아 건네주며 마시라하니 그 물맛이 오직 하겠는가.
지난번 포암산아래 하늘샘 물맛하고 비슷하니 끝내준다.
그래서 고마움에 포즈를 취하시라하고 기념으로 사진한장을 이쁘게 찍어본다.
여기 조령샘에서 우측으로 꺽어 내려가야 이화령으로 가는 길이다.
산사면으로 길이 잘 다듬어져 있고 첫번째 큰 헬기장, 두번째 헬기장을 내려가니
좌측사면으로 길이 나있고, 직진길도 있다. 다 대간길이다.
무전연락을 취하니 좌측길로 내려오란다.칼맨님, 마가목님과 합류 진행한다.
랜턴이 없으니 좀 불편하긴 하지만 다행히 길이 좋아서 잘 내려간다.
계속 진행하여 드디어 오늘의 종착역인 이화령에 도착했다.
드디어 우리 일행들이 도착하자 먼저 오신 대원들이 박수로 맞이한다.
다들 힘들고 멋진 암릉산행을 안전하게 마치고 도착했으니 뜨거운 박수를
받을만도 하다. 먼저 오신 님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수고하셨음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도착과 동시에 사진부터 찍어두기 위해 쉬고 있는 산사나이님을 부른다.
날은 어두워져 찍기가 힘들지만 몇번의 시행착오끝에 대충 "찰칵"
이것으로 10시간에 걸친 하늘재-이화령구간 산행을 마무리한다.
모든 대원들이 사고없이 안전하게 도착한 것에 대해 조령 제3관문 산신각에서
두손모아 나와 대원들의 안전산행을 부탁드린 것이 효험을 본 것 같아 뿌듯하고
행복한 순간이다.
배낭과 스틱을 차에 놓고 내려와서 동행한 일행들과 언제나 변함없이 맛있는 별미,
김치오뎅라면을 곱배기로 먹는다. 거기다 소주 한잔 곁들이면서....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시며 라면을 끓여주신 여성회원님들 수고 많으셨읍니다.
복많이 받으실겁니다.
우리를 울산까지 태우고 갈 애마, 특파원 버스, 기다리느라 수고많았다. "찰칵"
힘든 산행으로 누적된 피로를 말끔히 씻어줄 문경온천.
1시간동안 땀으로 찌든 육체를 말끔히 비눗물로 씻어내고, 미지근한 원탕속에서
열받아 있는 무릅관절을 한참동안 식히고, 찬물로 마무리하고, 새옷으로 에쁘게
단장하고 나오는데, 같이 동행한 산신령님께서 시원한 캔맥주를 건네주신다.
이자리를 빌어 동행하면서 받았던 따뜻한 동료애에 깊은 감사를 보냅니다.
모든 대원들 버스에 탑승, 그리운 집으로 우리의 애마는 출발한다.
대원들은 다들 피곤한지 곤한 잠에 빠져든다. 힘든 산행을 하였으니.....
언양휴게소 도착, 산사나이님이 쉴때마다 건네주는 아이스 케키로 입안을 시원하게
적시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 신복, 태화로터리 그리고 특파원에서
수고하신 대원들과 다음을 기약하면서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건넨다.
끝으로 이번 하늘재-조령산-이화령 구간산행에 참여하신 31명의 종주대원들.
오늘 하루 힘들고 어려움이 많은 산행이었지만 여러분 모두에게 하얀 눈으로 뒤덮힌
아름답고 멋진 숲속을 거닐면서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반성의 시간도 되었고,
멋지고 아름다운 설경을 감상할 수도 있어, 아마 여러분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추억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음 구간에도 안전한 산행과 대원들과 함께 대간길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그런 뜻깊은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대원 여러분, 다시 만날 그 날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들이 되시길 바라며,
저의 사진으로 보는 대간 18차 후기를 마치겠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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